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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빙고 신동아아파트, 한강변 부촌의 역사와 49층 재건축

아파트몬 2026. 9. 19. 13:46

1980년대 초, 가장 큰 69평형의 분양가는 9,314만원이었다. 당시 돈으로 1억원에 가까운 아파트가 한강 북쪽에 들어섰다. 서빙고 신동아아파트다. 훗날 동마다 운전기사 대기실이 있을 만큼 독특한 주거문화로 알려진 이 단지는, 원래 레미콘공장이 있던 땅에 세워졌다.

 

서빙고 신동아의 역사는 한강변이 생산과 운송의 공간에서 조망을 누리는 주거지로 바뀌어온 과정과 겹친다. 대형 평형과 높은 분양가, 생활권을 가로막은 철도와 도로, 그리고 49층 재건축 구상까지 살펴보면 오래된 부촌의 성격이 선명해진다.

 

얼음창고에서 이름을 얻은 서빙고, 아파트 자리는 공장터

용산구에 남아 있는 서빙고 터 표석

 

 

서빙고라는 지명에는 조선시대 얼음창고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서빙고를 둔지산 기슭 한강변에 설치한 얼음 저장시설로 설명한다. 겨울에 채취한 얼음을 보관했다가 궁중과 관료뿐 아니라 환자와 죄수에게 나눠줄 얼음까지 마련하던 곳이었다.

 

이처럼 한강은 오랫동안 물자와 생활자원을 공급하는 공간이었다. 훗날 신동아아파트가 들어선 부지는 공영레미콘공장 터였다. 동네 이름의 유래인 얼음창고와 아파트 직전의 토지 용도인 레미콘공장은 서로 다른 시기의 이야기다.

 

1976년 이촌동·서빙고동 일대가 서빙고아파트지구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은 대규모 주거지 개발의 틀에 들어갔다. 신동아그룹은 반포대교 북단의 공장 부지에 아파트를 지었다. 같은 시기 여의도에서는 신동아그룹의 63빌딩 건설도 진행되고 있었다. 한강 양쪽에서 고층 업무시설과 대형 주거단지가 함께 등장하던 때였다.

 

 

1984년 준공한 1,326가구, 가장 작은 집도 31평형

한강변에서 바라본 서빙고 신동아 11동의 현재 외관

 

서빙고 신동아는 1984년 6월 준공된 최고 13층, 주거동 15개 동, 1,326가구의 단지다. 당시 평형은 31·46·55·69평형으로 구성됐다. 소형 주택보다 넓은 집을 찾는 수요에 무게를 둔 구성이었다.

 

중앙일보가 정리한 1983~1984년 분양가격은 다음과 같다. 

당시 분양 평형 당시 분양가
31평형 3,317만원
46평형 6,247만원
55평형 7,396만원
69평형 9,314만원

 

31평형과 69평형의 가격 차이는 약 6,000만원이었다. 분양가만 놓고 보아도 같은 단지 안에서 주택 규모에 따른 자금 부담의 차이가 컸다. 큰 집과 한강변 입지가 결합한 단지는 이후 언론에서 고급 주거지로 거론됐다. 이 가격은 물가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당시 금액이다.

 

 

분양대금 외에 주택채권 938만원을 샀던 당첨자

당시 아파트를 사는 데 필요한 돈은 분양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1983년에는 투기과열지구의 민영아파트 분양에 채권입찰제가 도입됐다. 청약자가 국민주택채권을 얼마나 사겠다고 적는지가 당첨을 가르는 방식이었다.

 

서빙고 신동아의 실제 사례는 대법원 판결문에도 남아 있다. 1983년 9월 31평형에 당첨된 사람이 액면 938만원의 주택채권을 매입하고 계약금과 첫 중도금을 납부했다. 이듬해에는 입주권과 채권을 양도했고, 그 과정의 양도차익 계산을 둘러싸고 소송이 벌어졌다.

 

채권은 매입액 전체가 사라지는 수수료와는 성격이 다르다. 판결문에서도 채권의 액면액과 시장평가액을 구분했다. 다만 당첨자가 분양대금 외에 채권을 살 자금까지 마련해야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당시 집을 장만할 때의 부담을 이해하려면 가격표와 함께 이런 청약제도도 살펴봐야 한다.

 

2010년 아침, 운전기사가 기다리던 아파트

고급 주거지라는 평판을 생활 장면으로 보여주는 기록도 있다. 주간조선은 2010년 12월 15일 아침 서빙고 신동아를 찾아 출근 풍경을 취재했다. 한 대형 평형 동 앞에는 고급 승용차 11대가 시동을 켠 채 대기하고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각 동 지하에는 운전기사들이 기다리는 별도 공간이 있었다. TV와 침구, 난방기구 등을 갖춘 대기실이었다. 이는 1984년 최초 분양시설에 관한 설명이 아니라, 준공 후 26년이 지난 시점에 기자가 확인한 풍경이다.

 

이 기록은 집의 넓이와 가격 외에 거주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공간도 단지에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기사를 둔 가구의 생활방식이 공동주택의 공용공간에까지 반영돼 있었던 것이다. 후대 보도에서 이곳을 부촌으로 소개한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사례다.

 

한강과 남산 사이, 조망과 보행은 다른 문제였다

단지는 한강을 따라 동서로 길게 놓여 있다. 남쪽으로 한강이 흐르고 북쪽에는 철도 너머 용산 일대의 녹지와 남산이 자리한다. 한강변의 위치와 넓은 주택이 결합한 입지는 서빙고 신동아를 설명하는 핵심 조건이다.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아카이브에 공개한 서빙고 신동아의 위치도와 계획도다. 한강·용산공원과 단지의 위치 관계, 철도를 가로지르는 보행 연결 구상을 보여준다. 계획도에 표시된 신설 시설은 재건축 구상에 해당한다.

 

하지만 강과 공원이 가깝게 보인다는 것과 그곳까지 편하게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에서 철도와 강변북로 등 광역 기반시설이 단지를 고립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시설이 동네 안에서는 이동을 가로막는 경계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 논의에는 건물 높이나 주택 수뿐 아니라 보행로와 역 출구, 차량 진입체계의 개선이 함께 들어갔다. 오래된 단지의 과제는 집 안을 새로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한강변 주거지와 주변 생활권 사이의 끊어진 동선을 다시 잇는 일도 포함된다.

 

 

최고 49층·1,903가구 계획, 재건축의 핵심은 연결

 

서울시가 2025년 11월 발표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결과는 최고 49층, 1,903가구 규모의 재건축안이었다. 이어 2026년 2월 12일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결정이 고시됐다. 고시의 주택계획은 공공주택 259가구를 포함한 1,903가구다.

 

2024년 신속통합기획에서 제시한 약 1,840가구와는 계획 단계가 다르다. 초기 가이드라인의 숫자와 이후 정비계획의 숫자가 함께 알려진 데에는 이런 시간차가 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아카이브에 공개된 서빙고 신동아 재건축 조감도

 

정비계획에는 서빙고역 3번 출구 신설과 용산공원에서 동빙고근린공원을 거쳐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입체보행교가 담겼다. 강변북로에서 이촌동으로 진입하는 교통체계를 개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지 밖 주민의 이동과 지역의 연결까지 고려한 계획이다.

 

서울시는 한강과 용산공원 조망을 확보하는 설계 방향도 제시했다. 동시에 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남산 경관을 위해 건물 사이를 열고 높이를 달리하는 구상을 담았다. 집 안에서 보는 전망과 도시가 공유하는 풍경을 함께 다루는 것이다.

 

레미콘공장 터에 들어선 대형 아파트는 오랜 세월 한강변 부촌으로 알려졌다. 이제 정비계획은 그 땅에 더 높은 건물과 새로운 길을 그려 넣고 있다. 서빙고 신동아의 다음 모습은 넓은 집과 조망이라는 기존 조건에, 주변을 걸어서 오가는 생활을 어떻게 더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평형별 가격과 2026년 조합 변경인가

2026년 9월 KB시세로 본 서빙고 신동아의 평형별 가격이다. 

공급면적㎡ 전용㎡ KB 일반 매매시세(억 원)
103.02 95.66 36
151.94 140.81 47.5
152.05 140.92 47.5
179.86 166.98 48.5
179.98 167.08 48.5
226.44 210.25 60
226.56 210.27 60

(KB부동산 참고)

 

재

건축의 최근 공식 기록은 정비계획 고시와 조합 변경인가다. 서울시는 2026년 2월 12일 정비구역 지정고시를 기록하고 있으며, 정보몽땅 추진경과에는 같은 해 7월 31일 조합설립 변경인가가 추가됐다. 조합 동의율은 97.37%로 기재돼 있다. 이는 이미 2021년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의 변경인가다. 1,903가구 계획, 서빙고역과 한강공원을 잇는 보행 동선에 더해 후속 사업시행인가와 시공사 선정이 앞으로 구체화될 주요 사안이다. 가격표 옆에 실제 행정 단계를 함께 놓아야 서빙고 신동아의 현재 위치가 선명해진다.

 

 

 

출처

「서빙고」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서빙고 신동아, 은마보다 비싼 까닭 [돈 버는 아파트 완전정복]」 — 중앙일보·다음뉴스

「주택청약제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 대법원·국가법령정보센터

「근무조건? 입이 무거워야죠!」 — 주간조선·네이트뉴스

「‘강북 압구정’ 서빙고 신동아아파트, 49층-1840가구 재건축 시동」 — 뉴스핌

「[도심권] 용산구 서빙고신동아 재건축」 — 서울특별시

「‘서빙고 신동아’ 남산·한강 품은 1천903세대로…재건축 본궤도」 — 연합뉴스

「서울특별시고시 제2026-83호: 서빙고 신동아아파트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결정 등」 — 서울특별시